추석 맞이에 분주한 사람들 모습

직접쓴칼럼 2007. 9. 21. 14:00
 지난 일요일 오후 태풍 나리가 제주도를 비롯한 내륙지방을 강타했다. 제주도를 비롯한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역에 있는 지역들의 피해가 컸다고 한다.아무쪼록 관계기관과 주민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빠른 시간내에 복구 작업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다음주면 우리나라 최대 민속명절의 하나인 추석이다. 야후 사전에 따르면 추석은 "추석은 수확기를 맞아 풍년을 축하하고 조상의 덕을 추모하여 제사를 지내고 자기의 태어난 근본을 잊지 않고 은혜를 갚으며 이웃끼리 인심을 나누고 놀이를 즐기는 명절"이라고 한다.

재례시장과 대형유통업체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는 것 같다. 차례상 준비를 위해 고기, 과일, 나물, 부침개 재료 등을 이것 저것 분주하게 구입하며 상인들과 가격흥정을 벌이는 모습은 우리들에게는 낯설지 않는 명절 시장 풍경이다.

떡집도 바빠졌다. 송편, 인절미 등 고객들의 주문 쇄도로 밤늦게 까지 떡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떡집 창문으로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에서 먹음직 서러운 냄새가 쏠쏠 난다.

중소기업 사장님들도 바빠졌다. 직원들 챙기랴 거래처들 챙기랴 고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받는 사람들 입장에선 뭔가 서운하고 주는 사람 입장에선 아무리 작은 선물이라도 금전적으로 부담스러운게 선물이다.

백화점 의류코너에서는 명절날 입을 옷과 신발을 구입하느라 고민고민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모처럼 만나는 고향친구들에게 기죽지 않을려는 심산이다. 의류코너 판매원들도 판매고를 올리려고 고객들을 유인하는 호객행위가 극성을 부린다.

수첩을 든 갓 결혼한 후 처음 맞는 신혼부부가 일가친지들에게 줄 선물로 무엇을 할 지 고민을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삼촌, 고모, 이모, 조카들 우와 선물해야 할 사람들이 진짜 너무 많다. 입싹 닦고 그냥 넘어가자니 첫 명절이라 그럴 수도 없고 모두 싸자니 없는 형편에 무리일 것 같고 정말 바닥에 퍼지고 앉아서 울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허리가 꺼꾸정한 한 노인이 밭에서 이것 저것 추수하느라 바쁘다. 추석 끝나고 자식들 집으로 돌아갈 때 챙겨줄 모양으로 고추며 마늘, 파등 그동안 간간히 심어온 농작물을 대는되로 뽑아서 정리하고 계신다. 가끔씩 추석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들을 볼 때면 뒷 트렁크에 무얼 그리 많이 실었는지 차의 뒷편이 푹 꺼져 뒷 타이가 펑크가 날 정도이다.

카인테리어도 어느때 보다도 바쁘다. 카인테리어 사장님들 밥먹을 시간도 없다. 다들 고향가기 위해 차를 점검한다고 몰아 닥친다. 점검이 끝난 차들 세차장으로 돌진한다. 평소 보다 차에 신경이 더 쓰인다. 구석구석 파리가 앉으면 미끄러질 정도로 차를 닦는다.

택배아저씨들은 이런 명절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인터넷 쇼핑을 통한 선물 배달이 급격히 늘어나는 시점이라서 눈코뜰새 없이 배달을 다니셔야 하기 때문에 명절이 지긋지긋할 것 같다. 주차공간이 없는 지역의 물건 배달은 정말 고통스럽기까지 할 것이다. 배달을 위해 잠깐 주차해 놓은 사이 차들이 밀어닥치면 클락송소리에 고함소리까지 허겁지겁 차로 달려와 차를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에게 명절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고생하시는 택배아저씨들 화팅~~

읍내 시장에 간 어머님을 마을 어귀에서 기다리며 놀고 있는 아이들도 눈에 선하다. 가물가물 보일듯 말듯 저쪽에서 어머니가 걸어오는 모습을 발견한 아이들은 달음박질을 한다. 어머니가 손에 든 장바구니에 혹시 자기 물건이 있기를 기대하면서..

동네 목욕탕과 이발소도 예외는 아니다. 머리를 자으러 오신 노인들의 모습, 빡빡깍은 머리가 어느새 자라서 까치머리가 된 꼬마들, 한쪽에서 180도로 누워서 면도를 받고 계시는 아저씨 모두들 추석 맞이로 표정은 상기되어 있다.
탈의실의 옷장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한 꺼번에 몰려서 옷을 담을 곳이 없어서 예비로 준비한 소쿠리에 각자 옷을 담고 탕으로 들어가는 모습들.
발디딜 틈이 없는 탕안에서 묵은 때를 빡빡 벗기고 있는 사람들이 모습들도 보인다.

고속도로에 빽빽히 늘어선 자동차 행렬. 아무리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향을 향해 달리리라 다짐하고 있는 많은 귀성객들. 꼬까옷 입고 한껏 폼을 낸 사람들이 가슴 설레움을 감추지 못한다.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보다 시간이 아무리 많이 걸리더라도 갈 수 있는 신세가 훨씬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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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을 찾은 아들 가족들을 반가이 맞이하는 부모님들

동내어귀 오래된 고목밑에선 동내 어른들의 한담이 한창이다. 이번 추석 명절에 내려올 자식들 자랑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신다. 자식들 자랑 끝나면 며느리자랑, 손주녀석들 자랑으로. 쪼금은 서운하지만 그래도 자식들 욕먹이지 않게 하기위해서 좋은 이야기들만 하는 어머니 모습이 진정 우리 고유의 어머니 상일 것이다.

추석은 우리나라 최대명절 중 하나이다.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현실세계의 많은 시름들을 잊어버리고 단 하루만이라도 가족들과 함께 모여 맛있는 음식과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아무리 세상이 힘들도 각박하더라도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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