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폭력문화 직접 겪고나서야

직접쓴칼럼 2007. 9. 20. 09:43
매맞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서 좀 더 빨리 이런 문제가 언론이나 매스컴을 통해서 공론화되어 우리나라 직장문화의 봉건잔재들을 빨리 없애주는 계기를 마련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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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의 조직문화가 사회로 이어지면서 남자들의 사회생활속에서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군대 생활의 비인격적인 행위의 체벌들이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쉽게 사라질 성질은 아닌것 같다.

합리적인 사고의 젊은이들이 대거 사회로 진출하면서 기존 회사의 조직 문화가 많이 흔들리고 있다.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직장생활은 상사의 명령에 절대 복종이라는 인식이 사회에 팽배해져 있었다.



▲두손시네마, 심승보 감독의 '상사부일체' 포스터


상사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려면 조직을 떠나는 수 밖에 없었다. 그 명령이 회사의 공적인 업무이든 사적인 업무이든 상관없이 복종해야만 되었다. 심지어 군대식 기합과 몽둥이 체벌도 서슴치 않았다.

무슨일이 있더라도 사적인 행사는 공적인 행사에 우선할 수 없었다. 회식자리에 빠진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할일이고 회식 자리에서 상사가 권하는 술을 거절하지 못하고 못먹어도 고하는 심정으로 마셔야 했다.

90년대 후반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소위 말하는 신세대들의 사고는 개인적인 생활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그들은 회사의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은 엄격히 구분한다. 개인의 생각에 반하는 지시나 명령에 대해서는 인정사정 없이 거절한다.

94년 제조업체에 잠깐 근무한 적이 있는데 회사 체육대회를 마치고 저녁 회식을 했다. 회식이 끝나고 택시를 이용해서 2차를 하기 위해 다른 장소로 이동중에 같이 타고 있는 생산부서 부장이 아무런 이유없이 취기가 올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갑자기 자신의 구두를 벗어 나의 머리를 때린 적이 있었다.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채 쓴 웃음만 지으며 더러워서 직장생활 못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적이 있었다. 직장 상사의 이러한 무례한 행동을 경험하고 묵묵히 살고 있는 선배 직장인들이 부지기수라고 생각한다. 직장을 떠나면 가족들의 생계를 위협받기 때문에 어디 하소연도 못하고 허구헌날 소주만 까면서 세상 한탄하고 늙음을 맞이한 선배 직장인들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이러한 구태적이고 봉건적인 조직문화가 개선은 많이 되었으나 그래도 아직까지 곳곳에 만연되어 있다. 일부 관리자들을 아직까지 上命下服 상명하복 사고가 그들의 의식을 지배해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이고 비합리적인 행태를 부하 직원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어쩌면 인간의 약점을 가장 잘 이용하는 간악한 무리들의 습성일 수도 있다. 약하면 짓밟고 강하면 숙이는 인격적으로 덜 성숙된 나쁜 무리들의 사고를 가진 사람들 밑에 있는 자들은 물리적 감옥에 투옥되진 않았더라도 정신적 감옥에 갇혀 있는 상태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상사들 밑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은 감히 꿈꾸지도 못한다. 상사의 지시가 인류 불변의 진리에 어긋난다 할지라도 상사의 말에 수긍하는체 해야만 그 조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책임감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가발전을 위해서도 상사가 무조건 옳다는 사고 방식과 상사의 무분별한 지시를 거부감 없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고는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력과 비례해서 직장문화도 선진화되어야 한다. 회사의 부하직원이 회사를 떠나서는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할 줄 아는 사고가 우리사회에 만연해야 한다. 부장의 부인도 부장이고 아들도 부장이고 과장의 부인은 과장이고 아들도 과장이고 하는 식의 생각을 구시대의 유물로 우리들 기억에서 흔적을 없애버려야 한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합리적이고 올바른 직장문화를 물려줄 준비 우리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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