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가격과 책 페이지의 진실

직접쓴칼럼 2007. 11. 9. 12:30
책 가격의 결정은 페이지수와 발행부수로 결정됩니다. YTN 뉴스의 자료에 따르면 300페이지 책, 4,000부 발행 기준으로 했을 때 순수 제작비용은 5백만원이 조금 넘는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에서 종이값이 차지하는 금액이 2백 70여만원으로 절반정도 차지합니다. 만약 종이 재질을  수입 특수코팅지로 한다면 가격은 더 상승할 것입니다.

단순한 제작비용으로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책 가격은 아무래도 문제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실제 페이지는 300페이지도 안되는 내용들을 출판사의 적정 이윤확보를 위한 단가로 팔려고 하니 300페이지를 억지로 맞추어야 되겠지요. 일반 독자들도 통상 두꺼운 책이 비싸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출판사에서도 적정선의 가격을 받기 위해서는 책의 두께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페이지를 맞추기 위해서 출판업자들이 사용하는 교묘한 수법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 글자 폰트 크기를 조절한다.
   
전체적인 글자 크기를 조절하여 내용을 부풀립니다.

2. 행간 간격을 조절한다.
    행간 간격을 조절하여 한 페이지에 나올 수 있는 컨텐츠양을 줄여서 전체적인 페이지
    수를 늘리는 것입니다.

3. 쓸데없이 Chapter를 세분화시킨다.
    Chapter와 Chapter 사이에 적어도 2페이지 정도의 빈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
    입니다. 10 chapter로만 구성되어 있는 책이라고 하더라도 20페이지는 아무런 책
    내용없이 여백으로 채워지게 되겠지요.

4. 불필요한 여백을 많이 둔다.
    한 페이지에 들어갈 글자수가 어느정도 있을 것 같은데 글자수보다 빈 여백을 많이
    확보해서 페이지수를 늘리는 것입니다.

보통 시중에 가장 많이 나와있는 책 한권의 가격이 10,000원 ~ 12,000원대인데 특히 국내서적의(번역본이 아님) 경우 위의 사례가 많은 것 같습니다. 국외서적 번역본은 그래도 페이지가 알차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출판업계에서도 도서정가제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책 가격을 제대로 매길 수 있는 기준이 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무조건 페이지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내용 자체가 그 페이지의 분량을 충족시킬 수 있는 양이 되는지를 먼저 점검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책 반권밖에 안되는 분량으로 책 한권짜리 만들어서 가격을 배나 받는 이런 유형의 일은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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