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질환 판정오류로 인한 고생기

생활이야기 2007. 10. 27. 15:51
3주전 월요일 아침 나는 출근을 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샴푸, 세수, 양치 등을 하고 욕실을 나오는데 아내가 나의 왼쪽 눈을 보고는 눈병이 걸린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난 놀라서 욕실로 다시 들어가서 욕실 거울로 나의 왼쪽 눈을 자세히 살폈다. 왼쪽 눈 흰자위가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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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왜냐 눈병이 쉽게 옮긴다는 사실때문이었다. 사실은 안과도 가보지도 않고 내린 결정이라 그렇게 신빙성은 없었지만 그래도 확률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짙었다.

출근 후 이것 저것 정리를 한 후 시내에서 그래도 규모가 제일 크다고 하는 안과를 찾았다. 접수대에 초진의 경우 몇가지 확인 작업을 거쳐야 하는 과정을 거친 후 대기실 의자로 가서 앉아서 순서를 기다렸다.

조금 있으니 간호사가 몇가지 검사할 사항이 있다고 검사대에 나의 왼쪽눈을 대게했다. 검사가 끝난 후 안과의사님의 문진이 이어졌다. 눈의 세밀하게 검사하기 위해서 현미경 인지 무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앞에 나의 왼쪽 눈을 대게 한 후 여기저기 자세히 살폈다. 잠시후 의사는 전염성이 없는 결막염이라고 했다. 처방해주는 안약을 2,3일 정도 투약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하였다.

2,3일 동안 열심히 안약을 주어진 시간에 열심히 넣었지만 별로 차도를 보이질 않고 나의 왼쪽눈은 더욱 더 빨개지는 것이었다. 3일후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안과를 찾았다. 차례가 되어서 안과의사님께 "안약을 투여했는데도 차도를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다시 왔습니다"라고 이야기 했더니 안과의사님은 먹는약도 같이 처방해 줄테니 복용해보라고 하신다.

별의심 없이 약국을 찾아 약을 조제해서 2,3일 동안 또다시 열심히 눈에 안약도 넣고 약도 복용하고 했는데 차도를 보이긴 커녕 일요일 저녁때에 나의 왼쪽 눈은 난리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눈두덩이는 붓고 눈안은 마치 석류껍질처럼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던 것이다. 다음날 아침 안되겠다 싶어 유명하다고 하는 다른 안과를 찾았다.

월요일 아침이라서 그런지 많은 환자들이 진료를 대기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 연세 많으신 분들이고 간간히 젊은이들도 눈에 띄었다. 차례를 기다리면서 다른 환자들의 치료모습을 지켜보면서 멍하니 앉아있는데 차례가 되었다.

진료대에 나의 눈을 대게 한 후 이것 저것 도구를 사용하여 나의 눈을 세밀히 검사하더니 홍체안에 염증이 심하게 생겼다고 한다. 여러가지 발병원인이 있는데 90%이상은 내부 면역기능이 떨어져 생기는 것이라서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고 몸을 편하게 하고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이지 않게하고 컨디션을 조절해야 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하였다.

치료방법은 일단 홍체내에는 약물이 잘 침투가 되지 않으므로 홍체에 주사를 놓아 홍체를 키운후 약물 주입이 용이할 수있도록 하게 한 후 약물을 투입하고 먹은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하였다.

눈에 주사를 맞는다. 순간 머리속이 띵했다. 평생 태어나서 눈에 주사를 맞는다는 이야기는 그때 처음 들었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눈에 어떻게 주사를 맞지 궁금하면서도 겁이 났다. 주사실로 들어가라고한 후 진료실 천정을 보고 반듯하게 누우라고 하였다. 눈에 의사의 목쪽으로 바라보라고 하면서 두 눈은 크게 뜨고 있으라고 하셨다. 순간 왼쪽 눈위로 주사위가 왔다갔다하더니 갑자기 나의 왼쪽 눈으로 깊숙히 박혀드는 주사위 바늘로 나의 왼쪽눈이 따가움으로 진동을 하였다.

이렇게 시작된 나의 홍체염 치료는 2주째 계속되고 있으며 위와 같은 고통스런 눈 주사를 5번에 걸쳐 맞았으며 하루 3번 꼬박꼬박 약을 복용하고 있고 잠자기전에는 눈에 안연고를 넣은 후 치료를 하고 있다.

눈에 염증이 아직 가라 앉지 않아서 왼쪽 눈으로 사물을 보면 모든 것이 흐끄무리하게 보이고 잘 안보이는 것을 억지로 볼려고 하다 보니 피로감이 몇배로 쌓이는 것 같고 정말이지 홍체염을 안앓은이 어찌 이 고통을 어찌 알겠는가?

그럼 뭐라 말인가? 결막염 진단을 받고 다녔던 안과에서는 나의 병이 악화되도록 키웠단 말인가? 정말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초기에 일찍 알았더라도 증상이 이렇게 심하지는 않았고 치료 방법도 약물치료로만 가능했다고 하는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직접 이런일을 당하고 나니 의사라고 모두 다 똑같은 의사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끝으로 '탁터스 씽킹' 저자 제롬 르루프먼의 이야기를 적으면서 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되새겨 본다.

"의술은 과학과 영혼의 합일이어야 한다"
"불완전한 인간인 의사가 의사 결정을 할 때, 환자와 그의 가족.친구에게 생각의 문을 활짝 열어야 스스로를 지킬(오진을 막을)수 있다"
"응급실에서조차 즉각적인 판단이 옳은 것은 아니다. 올바른 사고를 하려면 생각의 속도를 늦추는 '신중한 여유'가 필요하다"
"지나가는 기차의 차창에서 누군가의 얼굴을 찾는 것과 비슷한 게 1차 진료의 현실이다.
"좋은 의사는 시간의 지배자다. 어떤 경우에 시간을 들여 환자에게 묻고 자신의 의견을 설명해야 할지 아는 것이다"
"완벽은 최선의 적이며, 수술에선 그 무엇도 완벽할 수 없다. 모든 게 타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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